좋은 詩

감자 /정이랑

청원 이명희 2017. 8. 10. 15:30

 

 

 

    감자 /정이랑 저녁 반찬으로 감자볶음이 먹고 싶어졌다 우유빛 살결에 짭짤한 소금을 뿌려 쌀밥과 걸쳐 놓고 싶어졌다 퇴근 길 한 봉지를 껴안고 돌아왔다 얼른 속살을 만나보고 싶어졌다 한 알 한 알 외투를 벗겨내기 시작했다 앗! 다 벗겨낸 감자의 속마음 여기 저기 멍들고 썩어 있기까지 했다 감자는 얼머나 가슴 졸였을까 들키지 않고 여기까지 오는 시간을, 감자는 얼마나 기다렸을까 삶은 보여지는 것과 다르다는 걸 감자에게 나를 들킨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