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젖는다는 것 - 石香 김경훈 청원 이명희 2018. 5. 13. 09:28 젖는다는 것 - 石香 김경훈 겨울비 다녀간 후에 쓸쓸하게 한 계절을 보내던 나무들의 아랫도리가 흥건히 젖어있다 저 나무들도 알고 있는 것일까 젖지 않고는 아무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한 사람이 다녀간 후에 우리들 마음 한 구석도 그리움으로 흥건히 젖었었다 나무는 나무대로 뿌리까지 젖어 푸른 계절을 기다리는 것이고 사람은 사람대로 가슴 깊은 곳 까지 젖어 그리움을 기다리는 것이다 가끔 우리네 삶은 젖는다는 것을 거부하게 만들기도 하지만 한 번도 그 무엇엔가 젖어보지 않은 사람이 젖는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알 수 있을까 한 겨울을 맨살로 버틴 겨울나무의 마음을 알 수 있을까 저작자표시 비영리 변경금지 (새창열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