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감성 외 #/박경리

청원 이명희 2018. 7. 17. 07:54

 

 

 

 

 

 

감성 / 박경리 다 그렇게 살다 갔을거야 응어리 삼키는 강가 구름 한 점 내마음 한 점 한 점 점만큼 줄어든 영혼 펴 보면 갈청같이 엷을거야 찢어지겠지

 

 

 

 

 

체념 / 박경리 타일렀지 이곳은 자유의 천지 해야 할 일 충분하고 푸성귀 아쉽지 않았고 거닐 수 있는 울타리 안은 꽤 넓은 편이며 밤에는 소쩍새 우는 소리 타일렀지 이곳은 나의 자유 해방된 곳이라고

 

 

 

 

 

새벽 / 박경리 커튼 걷고 밖을 내다본다 하늘 아래 아파트가 하얗게 떠 있고 조박지 같은 공간의 나무들 밤비에 젖는다 새벽 4시 반 산책하는 사람들 아직은 없다 우주에서 돌고 있는 지구 자전하는 소리만 들려오는 것 같다 하얀 아파트 그것들이 안개꽃이면 좋겠다

 

 

 

 

 

내 모습 / 박경리 살갗이 터지고 등이 휘어진 고목 한 그루 망망대해 육지는 아득한데 노 잃은 사공 꽃과 같이 피었던가 나비같이 날았던가 이정표도 없이 내세에는 꽃으로 태어날까 나비로 태어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