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시조

비비추 잎차 /고은희

청원 이명희 2017. 6. 25. 14:22
[가슴으로 읽는 시조] 비비추 잎차

비비추 잎차

아홉 번 덖은 네가 붙들고 있는 울음
울음의 빛깔을 나는 알지 못했다
아니다, 비비추 비비추 물색없이 물드는 걸

아홉 번 덖은 네가 붙들고 있는 웃음
웃음의 둘레와 나는 외려 충돌했다
달리던 시간도 털썩 주저앉아 놀다 가는 걸

갑자기 부딪치니 눈이 아팠고 생각이 아팠다

아니다, 비비추 비비추 품는 것은 처음 본다
품고서 연초록 경전 같은 詩 한 편 낳는 걸

―고은희(196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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