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의 뜨락

내가 듣고 싶었던 말

청원 이명희 2017. 11. 28. 18:57

 

 

 

 

 

 

    괜찮은 척, 아무렇지 않은 척했던 순간에도 나는 이제 안다. 견딜 수 없는 것을 견뎌야 하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것들에 지쳐, 당신에게 눈물 차오르는 밤이 있음을. 나는 또 감히 안다. 당신이 무엇을 꿈꾸었고, 무엇을 잃어 왔는지를. 당신의 흔들리는 그림자에 내 그림자가 겹쳐졌기에 절로 헤아려졌다. 입에서 단내가 나도록 뛰어갔지만 끝내 .. 가 버리던 버스처럼 늘 한 발짝 차이로 우리를 비껴가던 희망들. 그래도 다시 그 희망을 좇으며 우리 그렇게 살았다. 당신, 참 애썼다. 사느라, 살아내느라, 여기까지 오느라 애썼다. 부디 당신의 가장 행복한 시절이 아직 오지 않았기를 두 손 모아 빈다. 「작가의 말」중에서

 

 

 

 

 

 

 

    “내 인생에서 당신 .. 이전에는 .. 아무도 없었던 것 같아.” 사랑은 그 부드러운 입술로 수많은 .. 맹세와 탄성과 고백을 하지만, 결국은 자신을 향한 간절한 구애에 다름 아닌 것. 상대를 향해 쏟아 내는 고백은 어쩌면 평생을 걸쳐 자신이 가장 듣고 싶었던 바로 그 말일지도 모른다. 「사랑할 때 가장 듣고 싶었던 말」중에서

 

 

 

 

 

 

 

    저 남자는 참 외롭게 살겠구나, 싶었다. 저 남자는 .. 술 마시고 남들 앞에서 .. 눈물을 흘려 본 적이 있을까. 하기 싫은 일을 싫다고 정면에서 거부해 본 적이 있을까. 저 남자는 괜찮다, 괜찮다, 버틸 수 있을 때까지 버티다가 어느 순간 허물어질 수밖에 없을 때, 과연 어떤 방식으로 견뎌 낼까. 「왜 당신은 늘 괜찮다고 말하나요?」중에서

 

 

 

 

 

 

 

    잘하고 .. 싶었지만, 능력이 .. 여기까지밖에 미치지 못했다. 그럴 때 쓰는 최선이란 말. 그래, 참 .. 신기하고 장한 말이구나. 그로부터 많은 시간이 지나 어른이 됐고, 사회인이 됐다. 사회에선 .. 최선을 다하는 게 기본 사양이었다. 그래서 혼잣말을 한다면 모를까, 다른 사람 앞에선 섣불리 최선이란 말은 꺼내지 않게 됐다. 사는 일이 내 마음 같지 않게 흘러갈 때 스스로에게 묻곤 한다. 과연 어느 선까지 해야 최선일까. 온 정성과 힘을 다하고도 .. 쓸쓸해지는 건 왜일까. 정답은 모르지만, 한 가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 과연 어느 선까지 해야 최선일까. 정답은 모르지만, 한 가지는 어렴풋이 알 것 같다. 나의 최선과 다른 사람의 최선이 만나 부딪친 자리에서 때론 꽃이 피고, 때론 눈물도 자란다는 것, 그게 .. 인생이란 걸 말이다. 「최선이라는 말이 전부 담아내지 못하는 것」중에서

 

 

 

 

 

 

 

    “엄마, 아부지가 이런 거나 주지 뭘 해 주겠냐. 쌀 걱정은 말고 열심히 살거라.” 나는 안다. 엄마가 표현하는 ‘이런 거나’의 무게를. 과연 세상에서 밀려나지 않고 버틸 수 있을지 불안한 청춘의 날을 통과하는 동안, 왜 사회생활을 집벌이나 옷벌이라 하지 않고 밥벌이라고 부르는지 알게 된 터였다. 밥벌이의 무게만큼이나 엄마의 상자들은 태산의 무게로 나를 이 지상에 붙들어 주었다. 「어쩌면 내가 엄마에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중에서

 

 

 

 

 

 

 

    타임머신이 있다면 지난 날로 돌아가 식당에 혼자 있는 나를 한 번쯤 안아 주고 싶다. 아이야, 좀 더 견디렴. 견뎌서 어서 내게로 오렴. 나는 너를 기다리고 있단다. 우리에겐 아직도 홀로 견뎌야 하는 가정식 백반의 시간이 많이 남아 있지만, 그 세월에도 불구하고 훼손되지 않는 뭔가를 간직한다면 너는 그 자체로 빛날 거야. 「혼자 밥 먹기, 외롭지만 거룩한 시간」중에서

 

 

 

 

 

 

 

    유난히 힘이 빠지고 외로운 날 스스로에게 말을 건 적이 있었다. “힘들지? 기운 내. 조금만 더 가면 돼. 오늘 어째 시들시들하네? 무슨 일 있어? 그래, 별일 없어도 그런 날이 있지. 허허벌판에 홀로 서 있는 것 같고, 심장이 유난히 쿵쾅거리고 머리에 열도 나는 것 같은 날이. 하지만 알잖아. 그런 순간도 곧 지나간다는 거. 그러니 힘내. 난 네가 ... 약한 모습을 보일 때도 참 좋더라. 생생하게 살아 있는 것 같잖아. ” 그러는 사이에 어쩔 수 없어 같이 지내는 불편한 동거인이 아니라 나 자신과 진정으로 친구가 된 듯한 기분이 들었다. 이대로 오래 혼자여도 괜찮을 것 같았다. 「난 네가 약한 모습을 보일 때도 참 좋더라」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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