멋진 음악

리베라이 /밀바

청원 이명희 2019. 11. 25. 12:23






(안해의 유화. 중국 광주 출생1957~ )







잿빛 하늘에 이는 바람

겨울은 문전인데 

앙상한 모과나무 사이로

흐르는 햇빛은 따스하다.

남은 삶이 버거운듯 빛바랜 잎새는

길 떠날 채비에 여념 없지만

조락의 계절을 탄식하듯 

온기 잃은 몸짓이 애달프다. 


후두둑 미련없이 내던지는 몸부림

유배지로 향한 낙엽의 체념인가

귀향을 염원하는 간절한 기도인가

그리움에 짓이겨 사무친 이 마음도

길 없는 적막에서 헤매는구나



한 움큼의 눈먼 세월

망각의 그늘에 얼어붙은 침묵이여

피안의 언덕을 맴도는

추억이 될 수 없는 기억들이

갑옷 벗겨진 가슴으로 날아들고

 끈적이는 시선으로

하늘을 이고 선 내 발끝엔

선혈의 족쇄가 채워진다. 


아, 그리운 사람아

보고 싶은 사람아.


 

//





그리움이란 딱히 인간에게 국한된 것만 아니듯, 삶 주변 곳곳에 서려 있다. 태어나 성장하고 자연과

더불어 속세에 잠재하는 인간의 일거수일투족에 벗어날 수 없는, 나를 버티게 해 준 그 모든 사물은

훗날 아련한 그리움으로 떠오르게 마련이다. 그리움의 진수는 사람과 사람으로 지역과 지역으로 몸

따라 마음 따라 동행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아득한 갈망이나 요원함이듯, 참고 기다림의 미덕은 옛

말이다.


난 지금도 생각한다. 그리움이 숨 쉬면 숨통을 막지 말고 담담히 찾아 나서야  한다고, 그 시절 정서

에, 관습에 얽매이고 문명의 게으에 유린당한 시대적 산물이 빚어낸 슬픈 이름일 뿐이다. 이 시대

이기주의가 아무리 팽배한들,각박하고 급하는 현대의 삶이 아무리 메마른들 그리움 한 조각 몸에

지니지 않은 감성이 있을까.


정작 그리운 사람은 만나야 한다. 가슴이 가슴을 스치고, 영혼이 영혼을 갈망하는 그리움은 만나야

다. 그리움의 실체가  인연이 아닐지라도 한 번은 만나, 때때로 만나 서로의  울림에 귀 기울여야

한다.진 것 또한 인연임에 인연조차 작위적일 순 없지만 뉘라서 그리움을 달래고 간직할 수만 있

겠는가. 그리운 사람, 그리운 장소 찾아 나서고 만나야 하듯, 하루의 지구촌에 만날 수 없는 그리움

진정한 의미의 그움이 아닐 것이다.


내 비록 담벼락에 말리다 만 시래기처럼 푸름을 잃은 무딘 감성에도 무의식에 얹혀 가는 그리움 한

자락에 무심함의 자태가 일그러진다.제어도 통제도 불가능한 허술한 내공은 때로는 동빙한설의

가운데 서서 비산하비에 가시관을 두름이다. 그리움의 본질은 사랑이고  존경이다. 동시에

망이 공존함이 그리움의 실체라면 정녕 무엇이 더 참고 기다려 한숨 속에 망설여야 할까. 


일체유심조라 하였던가, 내 생각 내 마음으로 지펴지는 희미한 그리움조차 홀연히 떠
난 사람 그림

자만 움켜쥔 그리움은 그저 슬픔일 뿐이다. 내 평생 기억에 없는 그리움인, 곁에 있어도 그리운 그

움은 어떤 색깔이며 어떤 가슴인지 초겨울 문턱에서 홀로 묻고 되뇌며 단상에 묻힌다.






Libelei /  Milv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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