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묘비 / 박권숙 뜨거운 묘비/박권숙 적막의 끌탕을 견딘 맹목의 울음으로 매미는 단 한 번의 여름을 무덤 삼고 뜨거운 생의 중천에 제 묘비를 세운다 막장의 지층을 견딘 불의 간절함으로 석탄은 단 한 번의 점화를 꿈꾸다가 뜨거운 생의 화덕에 제 묘비를 세운다 만년설 여백을 견딘 꽃 같은 점 하나로 .. 추천 시조 2018.07.31
의자論 /임영석 의자論 /임영석 물에게 바닥이라는 의자가 없었다면 평등을 보여주는 수평선이 없었을 거다. 물들이 앉은 엉덩이 그래서 다 파랗다. 별빛에게 어둠이라는 의자가 없었다면 희망을 바라보는 마음이 없었을 거다. 별빛이 앉은 엉덩이 그래서 다 까맣다. 의자란 누가 앉든 그 의자를 .. 추천 시조 2018.07.29
번지 점프 /이기라 번지 점프 /이기라 얼마나 무너져 내려야 절망이 바닥치는가 이 몹쓸 푸른 목숨 줄 하나에 담보하고 저 깊은 수렁을 향해 내가 나를 던지네. 추천 시조 2018.06.20
이명 /정해송 이명 /정해송 자정 근처 베갯잇은 물소리 젖어온다 그 옛날 어른들은 세월 가는 소리랬지 이 흐름 연속무늬로 듣는 너는 누구냐 하얀 뼈 꽃대 뻗어 꽃봄 지핀 의문 한 점 저 깊은 어둠 속에 원광처럼 홀로 타고 첫새벽 하구에 닿을 귀 하나가 흘러간다 - 정해송 시조집 『바람 변주곡』 2018.. 추천 시조 2018.06.19
이제 와서 /홍성란 *Moving on / Steve Hanks 作 *With You / Giovanni Marradi 이제 와서 홍성란 이제 와서 알게 된 건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 것 변하지 않는 건 없다는 것만이 변하지 않는다는 것 거짓말 사랑한다는 그 불쌍한 거짓말 ...(*)... 수월 추천 시조 2018.06.15
꽃 답 /정수자 꽃답/정수자 꽃샘에 더친 상심 하마 또, 깊으신지요 안부가 하, 꽃이네요 살이가 다, 그러하지요 살바람 살 저미는 끝에 꽃 세우듯…… 잎 세우듯…… 추천 시조 2018.06.01
신나는 도마 /손증호 신나는 도마 손증호 도마도 말이 되는 중화반점 저녁시간 야생마 한 무리 몽골초원 내달리면 다다다 다다닥 탁! 탁! 말발굽소리 자욱하다. -《시조21》2018 봄호 추천 시조 2018.0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