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눈
이송희
한쪽 눈을 잃고서야
양쪽 눈을 얻었다
한쪽만 바라보고
한쪽으로만 걸었던
외골수 외길의 시간
외롭고도 더딘 길들
흑백의 담장 앞에서 밀고 당기며 새던 밤
앞에서 달려오던 그의 말을 자르던
편견의 깊은 동굴 속
뼈아픈 밤의 소리
이제 나는 외눈으로 내 깊숙한 곳을 본다
한쪽 눈에 담겨지는 더 넓은 들판을
너와 나, 우리 사이를
가로지르는 말의 세계
ㅡ이우걸의 현대시조 산책 #13『공정한 시인의 사회』(2017,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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