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시조

뜨거운 묘비 / 박권숙

청원 이명희 2018. 7. 31. 09:53

뜨거운 묘비/박권숙

  

 

적막의 끌탕을 견딘 맹목의 울음으로

매미는 단 한 번의 여름을 무덤 삼고

뜨거운 생의 중천에 제 묘비를 세운다

 

막장의 지층을 견딘 불의 간절함으로

석탄은 단 한 번의 점화를 꿈꾸다가

뜨거운 생의 화덕에 제 묘비를 세운다

 

만년설 여백을 견딘 꽃 같은 점 하나로

! 사내는 히말라야 빙벽에 매달린 채

뜨거운 생의 밧줄에 제 묘비를 세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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