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연꽃 구경 /정호승

청원 이명희 2018. 8. 18. 09:38

 

 

연꽃 구경 /정호승 연꽃이 피면 달도 별도 새도 연꽃 구경을 왔다가 그만 자기들도 연꽃이 되어 활짝 피어나는데 유독 연꽃 구경 온 사람들만이 연꽃이 되지 못하고 비빔밥을 먹거나 담배를 피우거나 받아야 할 돈 생각을 한다 연꽃처럼 살아보자고 아무리 사는 게 더럽더라도 연꽃같은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죽고 사는 게 연꽃 같은 것이라고 연꽃처럼 살아보자고 아무리 사는 게 더럽더라도 연꽃같은 마음으로 살아보자고 죽고 사는 게 연꽃 같은 것이라고 해마다 벼르고 별러 부지런히 연꽃 구경을 온 사람들인데도 끝내 연꽃이 되지 못하고 오히려 연꽃들이 사람 구경을 한다 해가 질 때쯤이면 연꽃들이 오히려 사람이 되어보기도 한다 가장 더러운 사람이 되어보기도 한다.

 

 

 

'좋은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상처는 깃털처럼   (0) 2018.08.23
종생(終生)/정 일 남  (0) 2018.08.20
당신 감사했습니다 /류경희 외 모음 #  (0) 2018.08.17
그대 늙었을 때 /에이츠  (0) 2018.08.11
물의 상처 / 윤준경  (0) 2018.08.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