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종생(終生)/정 일 남

청원 이명희 2018. 8. 20. 10:59

 

    종생(終生)/정 일 남 일모(日暮)의 찬란함을 서산의 비탄을 하늘을 찬양하는 나뭇잎들의 함성을 핏발 흘러내리는 황혼을 뒷짐 지고 본다 하늘을 먹고 자란 솔잎들아 떨어뜨린 솔방울의 수류탄을 멀리 던져 터뜨려야 눈먼 땅에 싹이 트려나 모순의 거리를 보고 우짖는 까마귀들아 허물어진 성벽에 기대 울다 가는 바람의 죽을 자리는 어디냐 생이란 머물다 자리를 비우는 것 통증이 잦아든 무덤은 분노를 재우고 고요에 안겨있다 ㅡ『시원』(2018, 여름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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