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손님

청원 이명희 2019. 9. 14. 07:37



김덕기화백



        * 손님 / 박민수 ​

        아들과 며느리와
        어린 손주 둘이
        한 차로 집엘 왔다.
        몇 개월 만이다.
        하룻밤 자고 손님처럼
        그들은 또 제집으로 간다.
        잘 가,
        또 오너라.
        부우웅 떠나는 찻소리 바람을 가르고
        차창 밖으로 아이들이 흔드는 손짓 멀리
        갈대처럼 나부낀다.
        안녕히 계셔요.
        또 올게요.
        그래 또 오너라.
        그렇게 손을 흔들며 손님은 가고
        방으로 돌아와 아내와 나는
        말없이 텔레비전을 본다.
        손님은 떠났는데 어쩌자고
        그 손님들 목소리가
        안방에서 들려오는 것 같다.
        아내가 문득 창문을 열고
        멀리 찻길을
        바라본다.



                                        Orchestra 관현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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