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덕기화백
* 손님 / 박민수
아들과 며느리와 어린 손주 둘이 한 차로 집엘 왔다. 몇 개월 만이다. 하룻밤 자고 손님처럼 그들은 또 제집으로 간다. 잘 가, 또 오너라. 부우웅 떠나는 찻소리 바람을 가르고 차창 밖으로 아이들이 흔드는 손짓 멀리 갈대처럼 나부낀다. 안녕히 계셔요. 또 올게요. 그래 또 오너라. 그렇게 손을 흔들며 손님은 가고 방으로 돌아와 아내와 나는 말없이 텔레비전을 본다. 손님은 떠났는데 어쩌자고 그 손님들 목소리가 안방에서 들려오는 것 같다. 아내가 문득 창문을 열고 멀리 찻길을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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