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님의 노래 / 김소월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 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 님의 고운 노래는
해 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래 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 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 대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 없이 잊고 말아요
+ 먼 후일 /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의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 못잊어 / 김소월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오. 그런 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료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오
그런 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껏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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