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詩

님의 노래 /먼후일 /김소월

청원 이명희 2017. 8. 31. 20:22






          + 님의 노래 / 김소월

          그리운 우리 님의 맑은 노래는
          언제나 제 가슴에 젖어 있어요

          긴 날을 문 밖에서 서서 들어도
          그리운 우리 님의 고운 노래는
          해 지고 저물도록 귀에 들려요
          고이도 흔들리는 노래 가락에
          내 잠은 그만이나 깊이 들어요

          그러나 자다 깨면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 없이 잃어버려요
          들으면 듣는 대로 님의 노래는
          하나도 남김 없이 잊고 말아요





          + 먼 후일 / 김소월

          먼 훗날 당신이 찾으시면
          그 때의 내 말이 잊었노라

          당신이 속으로 나무라면
          무척 그리다가 잊었노라

          그래도 당신이 나무라면
          믿기지 않아서 잊었노라

          오늘도 어제도 아니 잊고
          먼 훗날 그때에 잊었노라




          + 못잊어 / 김소월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오.
          그런 대로 한 세상 지내시구료

          사노라면 잊힐 날 있으리다
          못 잊어 생각이 나겠지오

          그런 대로 세월만 가라시구려
          못잊어도 더러는 잊히오리다

          그러나 또 한껏 이렇지요
          그리워 살뜰히 못 잊는데

          어쩌면 생각이 떠지나요?






                              '좋은 詩' 카테고리의 다른 글

                              갈대 /천상병  (0) 2017.09.02
                              기도 /이남로  (0) 2017.08.31
                              눈물에도 전성기가 있다 /이운진  (0) 2017.08.29
                              사랑/이정하   (0) 2017.08.28
                              초가을 / 김용택  (0) 2017.08.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