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천 시조

꽃의 화법 -박권숙

청원 이명희 2020. 4. 27. 16:06

꽃의 화법



박권숙



꽃대가 밀어올린 외로운 등대처럼

허공의 심장부에 빛을 꽂는 봉오리는

꼭 다문 입술로 깨문 붉은 독백 한 마디


가슴에 북받치는 말은 다 꽃이 된다

만발한 감탄사들 방백으로 처리되면

송이째 활짝 터트린 홍소 끝에 괸 눈물


지는 꽃 후두부엔 폐가의 뒤란처럼

묵음화로 삭제된 소리의 핏방울들

난분분 다 못한 별사 씨앗으로 여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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